인생에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
우리는 어쩌면 삶이라는 인생 속에서 영원히 오지 않을지 모르는 까마득한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고도가 오면 기다림은 끝나겠지만 분명한 건 고도가 온다는 사실이 아닌, 고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불안정하고 불확실하며 흔들리는 삶 속에서, 그런 오늘을 살아가는 다니엘 신과 진형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무언가를 깨닫고자 삶이 던져준 혼란을 예술로써 승화시키려는 화가들이다.
다니엘 신(b.1992~)은 2018년 대안공간 눈 신진작가 그룹전 《KNOCK》을 시작으로, 삶과 죽음이라는 근본적인 문제 안에서 개인의 정체성 변화, 나아가 공동체 삶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부재를 작품으로 전개해오고 있다. 작가는 세종대학교 미술 대학을 졸업하고, 레프트뱅크아트(Leftbank Art) 미국 본사에서 아티스트로 근무를 했다. 어찌 보면 큰 굴곡 없이 정석대로 걸어온 전업 작가로서의 삶이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과정은 외롭고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끊임없이 자기 안의 또 다른 이상과 현실의 갈등 상황에 놓일 때마다 좌절보다는 희망을 찾으려 했고, 현대인의 상실감을 예술로써 승화하여 사회적으로 소통될 수 있는 보편적인 어휘로 나타내고자 하였다.
진형(b.1996~)은 2023년 K 현대미술관 《괴짜전》을 시작으로, 재해석된 감정을 주제로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을 분석하여 그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다루는 작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작가는 단국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술 대학을 졸업하진 않았지만, 졸업 후 작가는 과감히 화가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의 성장일기와 같은 진형의 작업세계는 몇 가지 중요한 흐름을 지니고 있다. 작업의 시초는 자아탐구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어렸을 때부터 글과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대학 시절에는 태블릿을 활용해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다. 이런 활동은 대중이 어떤 것을 원하고 느끼는지에 대해 분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이는 화가의 활동에서 큰 힘을 얻는다. 이는 바로, 진형이 첫 개인 전시회를 하게 되었을 때, 미술 전문가보다 대중들이 먼저 반응하여 ‘대중의,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예술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는 점이다. 작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느낀 감정을 90년대생 기점으로 분석해 그려 나갔고, 팝아트로 승화했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자화상’은 작가가 일관되게 관심을 부여한 소재이자 이후 작업을 확장시키는 근간이 된다.
이 둘의 만남은 대조적이면서도 공통점을 갖는다.
다니엘 신은 시각예술가로서 재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유화와 아크릴을 시작으로, 나무를 활용해 입체감을 부각했고, 최근에는 캔버스를 구겨진 종이처럼 새로운 형태로 제작해 사용한다. 이와 같은 여러 물성의 대조는 관람객의 즉각적인 감정의 동요를 불러일으켜 감각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이다.
진형은 자화상을 통해 소통 수월한 즉각적인 가치관과 감정을 억압하거나 감추지 않고 작품 속에 의도적으로 드러내어 강조한다. 작가 특유의 블루 색감과 최근작에서 등장한 불(Fire)은 곧 삶에서의 시련이자 고통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긍정적 우울을 직시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가장 소중한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결국 이 둘은 삶에 대한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내고자 했으며, 고통과 그것의 치유는 삶 속에 함께 공존함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開POP 2 분 展》은 ‘개판 오 분 전(開版五分前)’의 말에서 착안했다. 개판 오 분 전은 배식 판의 뚜껑을 열기 5분 전을 뜻하는 말로, 오픈이 임박한, 개봉 박두를 뜻하지만, 현재에는 다양한 해석으로 사용되고 있다. 본 전시명 역시 다양한 뜻을 한꺼번에 담고자 언어유희를 꾀했다. 우선, 개(開)는 ‘오픈한다, 열린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나아가 팝(Pop)은 ‘팝아트(Pop Art)’, 2 분은 ‘다니엘 신, 진형’의 ‘2인’을, 전(展)은 ‘전시회’를 뜻한다.
이번 전시는 양가적 속성과 맞닿아 있다. 참여 작가는 작품 속에 대립되는 요소들을 엮어 냄으로써 삶 속에 뒤엉킨 복잡한 요소들, 고통, 갈등 등을 녹여내고자 하였다. 현실 초월을 소망했던 그들의 작업은 오히려 현실을 응시하고 인간 내면의 부정적인 면까지도 포용하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으로 구체화된다. 과거의 자신을 감싸고 있던 알을 깨고 나와 보다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여 더욱 가치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이 욕망을 전시를 통해 개인의 이야기에서 나아가 회화로써 보편적 감정의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개팝 이 분 전》의 전시 공간은 아직 완벽하게 완성이 되지 않은 실제 가오픈 공간이다. 완성되진 않았지만, 그 완성되지 않음을 감싸 안고 더욱 성장한 자아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 가오픈 공간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라는 것은 희망을 내포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내지는 폭발적인 성장을 상징한다고 봤다. 아직 완성되지 않음은 무궁무진한 탄생과 혁신을 뜻한다.
하여, 이젤 아트 스페이스는 살포시 그 시작을 열어본다.
“우리 모두 ‘개(開) 팝(POP)’ 합시다!”
“Pop Moment: Two of a Kind”
Waiting for Something in Life
In our lives, we may be forever waiting for something distant and uncertain, like waiting for altitude, which may never arrive. When altitude arrives, the waiting will end, yet the crucial truth isn't that it will arrive, but rather that we are destined to wait for it. In this unsteady, uncertain, and ever-shifting life, artists Daniel Shin and ZinHyung, who live each day in search of untold truths, seek to transcend life’s chaos through art.
Daniel Shin (b.1992~), starting with the 2018 exhibition of emerging artists,《KNOCK》 at Alternative Space Noon, tells the story with his work about the change of personal identity in the fundamental problems which is called Life and Death. Furthermore, He shows the absence of emotions which is found within communities. After Graduating from Sejong University’s College of Fine Art, He has worked as an artist at Leftbank Art in the U.S. it seems like he walked a traditional path. Yet, because of this linear journey without any obstacles, his quest for answers has been solitary and challenging. However, whenever he faces conflicts between his ideals and reality, he sought hope over despair, aiming to express the loss of modern individuals in universally relatable terms that could be used in the social communication.
ZinHyung (b.1996~), whose career began with the 2023 exhibition 《Geeky Land》 at K Museum of Contemporary Art, has been working on analyzing the numerous emotions felt while living life with the theme of reinterpreted emotions and dealing with the reasons for feeling those emotions. Graduating in Sports Management from Dankook University, Jin Hyung fearlessly set his sights on becoming an artist. His work, like a personal growth diary, started with self-exploration. From a young age, he loved writing and drawing, and as a student, he worked as an illustrator, using his tablet to create art. This experience deepened his understanding of public desires and emotions, which later strengthened his artistic pursuits. When he held his first solo exhibition, it was the public, not art critics, who responded first, leading him to be known as an "artist for the people, by the people." His pieces interpret emotions felt by millennials, blending them into pop art. ‘Self-portrait’, which is in contact with reality, is a subject that the artist has consistently shown interest in and is the basis for expanding his subsequent work.
The meeting of these two is contrasting yet has something in common.
Daniel Shin constantly explores materials as a visual artist, starting with oil and acrylics, then integrating wood for dimensionality, and now even creating canvas to resemble crumpled paper for an intense sensory impact to the audience. Zinhyung intentionally reveals and emphasizes the immediate values and emotions that are easy to communicate through self-portraits, without suppressing or hiding them. The artist's signature blue color and the fire that appeared in his recent works are trials and pains in life. By making us face the positive depression we feel as we live, he ultimately asks questions about what is most important.
The exhibition title, “Pop Moment: Two of a Kind ” (개팝 이 분 전), plays on the Korean expression 개판 오 분 전 (“five minutes before the mess begins”), which initially meant "five minutes before serving begins" but now has broader interpretations. Open (개 開) signifies "to open," Pop refers to pop art, 2-Person (2 분) alludes to the artists Daniel Shin and ZinHyung, and Exhibition (展) denotes a showcase.
This exhibition reflects dualities, where the artists weave opposing elements into their work to portray the complexities of life, pain, and conflict. Their yearning to transcend reality instead reveals an acceptance of reality, embracing even the darker facets of human nature as part of their journey to self-growth. This desire for personal evolution reflects a universal longing to grow beyond one’s past self and lead a more meaningful life. Through their art, they extend a connection from personal narrative to a shared emotional understanding.
The exhibition space is an unfinished, pre-opening area, paralleling the artists’ search for solutions amidst incompleteness. This “incomplete” state, instead of signifying limitation, holds potential for explosive growth and innovation, embodying the essence of birth and transformation. Thus, Easel Art Space gently opens its doors, whispering:
"Let’s all open up and pop together!"